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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형님이라… 하하. 어이가 없군.” 남궁문이 망연한 웃음을 흘렸다.
소어의 제시 조건이 실로 당혹스러웠던 탓이다.
“너란 녀석은 정말 치기 어린 꼬맹이에 불과하구나……. 고작 그런 조건이라니.” “그게 왜? 생각보다 얼마나 유용한데. 나중에 없던 일로 해달라는 둥, 봐달라는 둥, 그딴 소리나 하지 말라고.” “좋다! 내 만약 패배한다면 너를 형님으로 모시겠다.” 일순,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동시에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하하, 내가 질 리가 없잖아.’ ‘후후, 아마 세상이 놀라게 될 것이다! 남궁세가의 전력 앞에 온 천하가 경악할 것이야!’ 파파!
연무장 바닥을 쓸어가는 남궁문의 일보(一步)를 시작으로, 두 사람의 대결이 시작되었다.


“허… 분명 친선 비무라 들었는데…” “신경전도 없이 바로 직진이야?” “살벌하다, 살벌해.” 중인들의 눈이 동그래졌다.
그도 그럴 것이, 남궁문은 그 흔한 기수식이나 예초도 없이 곧장 실초를 펼친 것이다.
일반적인 친선 비무는 기수식을 취한 상태에서 3초식의 예초를 나눔으로서 서로를 탐색하고 대결의 열기를 달아 올리기 마련.
하나 남궁문은 소어에게 그런 예우를 갖추고 싶지 않았다.
‘기필코, 이 자를 무릎 꿇리고 말겠다!’ 남궁문은 투쟁심과 무인으로서의 본능만이 들끓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오! 기세 좋고!’ 정작 소어는 남궁문의 결연한 각오 따윈 안중에도 없는지 초지일관 조소를 머금은 채였다.
샤샤샤샤샷!
남궁문의 검격이 날카롭게 소어의 신형을 덮쳤다.

하나 소어는 그저, 몇 발자국 걸음을 옮기는 것만으로 검격을 피해냈다.
“훗, 도망만 칠 셈이더냐?” 남궁문이 비릿하게 웃으며 소어를 도발했다.
그러나 소어는 여전하다. 파워볼사이트
남궁문의 공세를 벗어나며 신형의 간격을 유지하고만 있었다.
‘무슨 생각인 건가?’ 남궁문이 속으로 의아함을 느꼈다.
‘이 자는 지금 일부러 발톱을 감추고 있는 게 틀림없다.’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만약 소어가 진짜 어려움을 느껴 회피에 급급한 거라면, 절대 이런 장면이 연출될 수 없을 테니까.
현재 소어는 한 끗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검로를 피하고 있다.
남궁문은 그것이 의도적으로 빈틈을 보여주어 더 많은 공격을 끌어내고자 하는 고도의 수 싸움임을 알아차렸다.
때문에, 일방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는 와중에도 외려 심적 압박을 당하는 것은 남궁문이었다.


“역시, 남궁세가의 천년 기재답구나! 투신의 제자를 완전히 밀어붙이잖아?” “상당히 날카로운 검로야. 확실히 생도 수준은 아니지.” “저거 창궁무애검법 같은데… 창궁무애검법은 남궁세가의 기초 검법이잖아. 한데, 저런 날카로움을 벼려내는 게 말이 되나? 진짜 천재 맞네!” 연무장의 곳곳에서 중인들의 외침이 터져 나왔다.
사태를 파악하지 못한 이들의 눈엔 일방적으로 남궁문이 소어를 옥죄는 것처럼 보였으니까.
하나 강호 명숙들의 생각은 달랐다.
‘소어가 강력한 한 방을 먹여줄 셈인가…’ 모용백은 그렇게 생각했고, ‘남궁문이란 아이… 저렇게 미친 듯이 검을 휘두르면 체력 소진이 심할 터인데…’ ‘언제까지 저런 형국이 유지될 수 있을 것인지…’ 홍련사태와 용두방주, 홍인걸은 그런 생각을 하며 두 사람의 대결을 유심히 지켜보았다.
그 순간.
-슈슈슈슈슉!
남궁문의 검에 실린 기세가 확연히 달라졌다.
번뜩이는 광채로 시작된 남궁문의 검은, 수백 갈래의 그림자를 흩날림과 동시에 투명한 경력을 머금고 소어에게 쏘아졌는데, 그를 본 중인들은 경탄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검기다… 검기인데 저런 무지막지한 검기라고?” “미쳤구나… 남궁 공자의 내력이 대체 얼마나 심후하기에!” “저런 건 일대종사가 아니라면 흉내도 못 낸다고!” 경악할만한 일이었다.
검기(劍氣).

보통 이 검기를 발출할 수 있게 될 때부터 흔히, 고수 소리를 파워볼게임 듣게 된다.
현재 백무학관의 생도 중에서도 검기를 사용하는 엔트리파워볼 이가 제법 되었다.
대표적으로 소어의 친구인 당일기나 묘선도 어렵지 않게 검기를 뿜을 수 있었으니까.
하나 검기를 뿜어내는 것과 그 검기를 실전에서 남궁문처럼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더구나 지금 남궁문의 검에서 뿜어져 나온 검기는 한 가닥이 아니다.


수백 가닥의 검기(劍氣)!
수백 가닥의 검영(劍影)!
수백 가닥의 검광(劍光)!
이것은 그야말로 경천동지할 만한 경악스러운 출검인 것이다.
“허……!” 무림맹주 하원상이 감격 어린 시선으로 기함을 토했다.
“관주. 정말 대단하외다. 남궁가의 장자가 저토록 걸출한 재원이니 얼마나 든든하시겠소? 허허…” 무당파의 장문인, 종려진인도 자못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며 남궁원에게 말했다.
그때.
“아직 놀라긴 이릅니다.” 예상치 못한 남궁원의 대답.
그가 무거운 음성으로 내뱉었다.
“아직 내 아들은 진 교관의 털끝도 건드리지 못했습니다.” 그제야 명숙들이 EOS파워볼 소어를 응시했다.
-파파, 파파파!
‘……신기루다. 저것은 신기루에 가깝도다!’ ‘저것이 바로 투신, 모용천의 쾌경보인가?’ 맹주와 종려진인은 쾌속하단 말이 부족할 만큼 번개처럼 검초를 모조리 피해내고 있는 소어를 보며 다시 한번 경악했다.
“하지만!” 그 순간, 남궁원이 다시금 말을 이었다.

“아직 끝이 아닙니다.” “…….”
“그게 무슨 말이오, 남궁가주?” “내 아들의 진짜 실력은 저게 다가 로투스바카라 아니란 말입니다.” “남궁가주…” “문아의 진짜 실력이 드러난다면 결코, 진 교관도 무탈할 수 없을 겁니다.” -콰드득!
말을 끝맺음과 동시에 남궁원이 두 주먹을 꽉 말아 쥐었다.
그러고는 처음으로 보일 듯, 말 듯 한 조소를 머금었다.
‘아들아! 오늘, 너의 모든 것을 쏟아붓거라!’ ***
“네 이노오오옴!” “왜 이노오오옴!” 상상도 못한 형국이 펼쳐졌다.
남궁문이 수백 가닥의 검기로 소어를 덮칠 때, 대부분은 이 대결이 곧 끝날 거라 믿었다.
하나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소어는 여전히 어떤 반격도 안 했지만, 남궁문의 공격을 완벽히 회피하며 그의 체력만을 갉아먹고 있었다.
“언제까지 도망만 다닐 셈이냐?” “내 마음입니다만?” 남궁문의 두 눈에 혈광이 번뜩였다.
결국, 그는 이성을 잃고 대노하여 일갈을 터뜨렸다.
“좋다! 네놈이 무슨 저의를 가지고 미꾸라지처럼 도망만 다니는지, 모르겠으나 이번에는 결코, 내 검 끝을 피하지 못할 것이다.” “마음대로.” -고오오오…!
변했다.
전신의 기도(氣道)와 살기(殺氣)의 농도가.
남궁문의 검에서 웅혼한 경력과 함께 깊은 소리가 울려 퍼졌다.
‘오? 검명(劍鳴)이라고?’ 소어도 이번에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검명(劍鳴).
확실히 검의 울음을 터뜨리는 것은, 검기를 사용하는 것과 차원이 다른 무위.
물론 어설프게 검명을 터뜨리는 자들도 존재했으나, 소어가 듣기에 남궁문의 검명은 신검합일의 초입에 들어서야만 발출할 수 있는 심연의 곡소리였다.
‘진짜 물건은 물건이네. 괜히 후기지수들이 극찬하는 게 아니었어. 저 정도의 검명을 쓸 수 있다면 어릴 적 찬이 형의 수준은 되겠는데?’ 소어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무인으로서 호승심을 느낀바, 전사의 심장이 요동친 것이다.

‘이제 제대로 놀아볼까?’ 소어가 남궁문의 눈을 뚫어져라 응시하고 있던 그때.
-우우우우우우!
장내에는 도저히 믿기 힘든 광경이 다시금 연출되었다.
“저… 저건…” “내가 지금 뭘 보고 있는 거냐… 나 지금 잘못 본 거지? 그렇지?” “너도?”
“나도?”
“야!”
“나두!”
생도들이 경악했다.
그들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남궁문의 검 끝이 생성해 낸 거대한 기의 집약체, 검강(劍罡)이었던 것이다.
그 검강은 눈 깜빡할 사이에 소어를 향해 쇄도했다.
“저것은… 제왕검법… 강기 형태의 제왕검법이라면, 제왕무적검강(帝王無敵劍剛)이 아닌가!” 무림맹주 하원상의 동공에 불신이 서렸다.
남궁문의 나이, 이제 고작 25.
아직 이립(而立)도 되지 않은 청년이다.
한데 그런 청년이 대 남궁세가의 최상승 무학인 제왕무적검강을 시전하다니!
이건 도저히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일이었다.
하나 놀라움도 잠시뿐.
연무장에는 더욱 경악스러운 일이 펼쳐졌다.
-콰르르르르릉!
벼락성이 터졌다.
천하를 쩌렁쩌렁하게 뒤덮는 벼락성.
그 벼락성은 우레의 기세를 머금고 돌풍을 생성했는데, 돌풍이 점차 욱일승천의 기세로 강맹하게 부풀어져 종국에는 거대한 회오리가 되었다.
그 회오리의 중심에는 소어가 있었다.
“……모용가주. 저게 대체 무엇이외까?” “확실친 않으나, 저것은 아버지가 창안하신 십초무적공 중에서도 방어에 특화된 철갑대회전이란 초식일 겁니다.” “철갑대회전이라…” “아버지께선 저 철갑대회전으로 천마의 자연검을 막아내셨지요.” 일순, 맹주와 종려진인, 홍련사태와 홍인걸은 물론, 남궁가주조차 입이 쩍 벌어진 채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콰과가가가강……!
천지를 진동시키는 폭음.
내력이 약한 이들은 선혈을 뿜기도 했다.
그만큼 제왕무적검강과 철갑대회전의 격돌로 인한 여파는 산해(山海)를 가를 정도의 파급력을 품었다.
그마저도 소어가 주변을 의식하지 않았더라면 심각한 부상자가 나왔을지도 모를 만큼 말이다.
스으…
공기가 가라앉았다.
자욱하게 깔린 안개도 서서히 침잠하며, 투명한 장막이 눈에 낀 것처럼 아무것도 식별할 수 없었던 중인들의 시야에 두 인영이 들어왔다.
“나의… 나의… 제왕검법이… 제왕검법이…” 남궁문이 미친 사람처럼 중얼거렸다.
분명 자신은 조금 전, 일생의 모든 공부를 쏟아부었다.
때문에, 후회는 없었다.
하나 어떻게.
대체 어떻게 진소어란 작자는 티끌 하나 상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제왕검법은… 제왕검법은 남궁세가란 말이다… 남궁세가가 곧 제왕검법이고… 제왕검법이 곧 남궁세가이거늘… 정녕… 정녕 투신의 십초무적공은 무적이란 말이냐…” 남궁문의 시선이 허공을 향했다.
망연, 허무, 허탈, 경악, 불신.
그리고 좌절의 빛이 그의 눈과 얼굴을 스쳐 갈 때마다 무인으로서의 의지마저 소진되는 듯했다.
그때.
“틀렸어.” 소어의 입에서 나직한 음성이 흘러나왔다.
“뭐라고?” “어떻게 제왕검법이 남궁세가고 남궁세가가 제왕검법이 될 수 있겠어? 검법은 그저 수단일 뿐이지.” “…….”
“하물며 너는 제왕검법도 아니고, 남궁세가 자체도 아니지. 넌 그냥 자연인 남궁문일 뿐이잖아? 한데 왜 네 인격과 무공과 가문을 동일시하는 거지? 쯧쯧… 무공은 대단한데 생각은 한심하구먼.” “뭐야?”
“솔직히 놀랐어. 네가 이 정도일 줄은 몰랐거든. 뭐, 한 손은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론 반쪽짜리지만 어쨌든 내게서 십초무적공을 사용하게 했으니까.” 소어의 말에 남궁문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한 손은… 사용하지 않았다고?’ 하나 그 당혹스러운 의문도 이내 깡그리 사라지고 말았다.
소어의 입에서 신랄한 한마디가 튀어나왔기 때문이다.

“인정해줄게. 남궁대문! 아니, 남궁문. 그쪽, 쓸만해.” “이… 놈이…” “하지만 아직 비무는 끝나지 않았고? 나는 한 번도 공격을 하지 않았고? 이제 내가 널 공격할 차례가 되었고?” “…….”
“그렇다고 겁은 먹지 마. 대충 맛만 보여줄 생각이니까.” “닥치지 못할…” -쾅!
남궁문의 말은 이어지지 못했다.
소어의 주먹이 흉부를 무자비하게 강타한 탓이다.
“헉…!” “뭐야?”
“한 방에…” 그랬다.
한 방이었다.
남궁문은 소어에게 이백여 초의 공세를 펼쳤으나 소어는 단 일권을 남궁문에게 날렸을 뿐이다.
하나 소어는 털끝 하나 상하지 않았고 남궁문은…….
휘이이잉…!
바람을 타고 날아가 연무장 가장자리에 썩은 고목처럼 처박혀버렸다.
“저거 일어날 수 있을까?” “도저히 불가능하지.” “에잉… 불쌍하기까지 하네. 쯧쯧.” 인단 생도들이 그런 남궁문을 보며 눈을 질끈 감았다.
정작 일권을 내지른 장본인, 소어는 연무장 중앙에서 머릴 긁적이며 배시시 웃을 뿐이었다.
‘좀 살살 칠 걸 그랬나? 에이… 나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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