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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우치 형…….’ 전우치의 작별 인사는 소어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소어의 인생에 가장 좋은 친구를 하나 꼽는다면 누굴까….
소꿉친구 묘선?
어릴 적부터 동경의 대상이 되었던 위지찬?
북해빙궁의 소공녀 왕소영?
물론 세 사람도 각별한 벗이지만.
‘형까지 가버리면….’ 단언컨대, 소어와 가장 많이 동고동락하며 생사를 함께 보낸 이는 전우치였다.
게다가 한두 해 사이, 전우치는 비약적인 성장을 이룩했다.
특히 이번 감숙 토벌에서 전우치는 청출어람이란 말이 튀어나올 정도의 활약을 선보였으니.
은연중, 소어는 전우치에게 정도 많이 주었고, 심적으로 많이 의지하고 있었다.

“정말 가야 해요?” 한껏 주눅 들어 있는 소어의 파워볼게임사이트 음성을 듣는 전우치의 마음도 시큰했다.
‘자식…….’ 그라고 왜 섭섭하지 않을까.
소어도 소어지만, 다년간 중원무림에 몸담았고, 오랜 시간 천문관의 도사로 재직했으니.
정든 곳을 뒤로하고 나서야 하는 그의 발걸음이 무거울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그는 가야만 한다.
최강의 도사가 되기 위해서.
어떤 고난과 역경이 펼쳐진다 할지라도.
정점으로 거듭날 것을 다짐한 이상, 결심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소어야. 영원히 못 만날 것도 아니고. 너도 고려에 자주 들를 거라고 했잖아? 나도 목표를 이룬 뒤엔 중원에 자주 올 거니까. 그리고 인마! 우리가 무슨 애인이냐? 뭘 그리 우중충하게 굴어? 자식! 평소에 그렇게 놀려먹더니 이제 와선 아예 울려고 그러네?” 멋쩍어서였을까.
전우치는 외려, 밝은 음성으로 가라앉는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마지막 작별 인사가 어두운 분위기로 마무리되는 건, 싫었으니까.
다행히 소어도 역시, 전우치의 마음을 헤아린 건지, 이내 표정을 풀고 웃어 보인다.
“울긴 누가 운다고 그래요! 말도 안 되는 소릴……! 우리 백 어르신 가신다니까 섭섭해서 그런 거지.” “뭐야? 하하하!” 이윽고….
소어가 전우치에게 불쑥 손을 파워볼실시간 내밀었다.
“형님.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약속대로 자주 고려에 놀러 갈게요. 형님도 언제든 요령에 들러주세요.” 동시에꾸벅.
소어가 전우치를 향해 공손히 묵례하였다.
“소어야.” 전우치가 소어의 어깨를 다독였다.
“부디 보중하거라, 내 동생. 행복해야 한다.” ***

이튿날.
“부디 강녕하십시오, 백 방주님.” “전우치 처사. 처사의 공을 감안하여 특진과 보상을 논의하던 참인데. 떠나시다니 섭섭해서 큰일입니다… 하나, 워낙 뜻이 완강하시니 잡을 수가 없구려. 꼭 청운을 이루시길 바라겠습니다.” “보중하십시오!” 이른 아침부터 길을 나서는 백인화, 전우치를 배웅하기 위해 소어와 무림맹의 간부 몇이 모여, 두 사람을 향해 인사말을 건넸다.
“중원에서의 시간은 제게 소중한 추억이 될 것입니다. 만남이 있으면 작별도 있는 법. 부디, 중원의 영웅들께서 대대손손 안녕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그간 챙겨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다들, 보중하십시오!” 짤막한 소회를 내뱉은 두 사람.
이내, 전우치가 둘둘 말려진 양탄자를 허공으로 펼쳤다.
촥-!
‘캬! 저것도 이제 한동안은 못 보겠네.’ 창공으로 비산하는 양탄자를 보며 소어는 문득 그런 생각을 떠올렸다.
‘다음에 고려에 가면 어르신한테 저런 거 하나 달라고 엔트리파워볼 졸라야지. 흐흐.’ 어느새 이별의 섭섭함은 완전히 극복했는지, 소어는 므흣한 상상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때.
털썩!

전우치와 백인화가 슬쩍 허공으로 뛰어 양탄자에 몸을 실었다.
“백 어르신! 우치 형님! 부디 몸조심하세요! 꼭 고려에 들르겠습니다!” 소어가 두 사람을 향해 힘차게 외쳤다.
“그래. 기다리고 있겠다!” “꼭 와라, 소어야!” 백인화와 전우치.
그리고 소어까지.
세 사람은 서로에게 아쉬운 작별을 고하며 만면에 희색(喜色)을 띄웠다.
비록 헤어지지만, 새로운 만남이 있기에.
그들은 기꺼운 마음으로 후일을 기약했다.


백인화와 전우치가 떠난 지 이틀째 되는 날.
본청에 머물던 대부분의 방문객이 길을 나서기 시작했다.
지난 이틀간 소어와 미친 듯이 술잔을 들이켠, 녹림왕 장번팔과 수로왕 장번하는 새벽녘 이슬 맞으며 수하들을 이끈 채, 녹림, 수로채로 돌아갔고 천마신교의 3개 대대 병력과 천마성당 수도사들 또한, 조식을 들기도 전에, 십만대산으로 발길을 돌렸다.
끝으로.
“진 소협. 언제 또 볼 수 있겠는가?” 북해빙궁 측 인물들 역시, 소어와 함께 마지막 인사를 나누며 본청을 나설 요량.
무척이나 아쉬운지 궁주, 왕방태가 진득한 음성으로 물었다.
“궁주님. 우리야 뭐. 어차피 한배를 탄 사이잖아요. 이것저것 정리되는 대로, 북해에 들르겠습니다.” “허허! 그리함세. 자주 좀 오게나. 알겠는가?” “약속할게요!” 동시에 왕방태가 씩 웃으며 소어의 어깨를 두드리더니 그의 귀에 대고 슬쩍 속삭였다.
“소영이 각오가 남다른 모양이야. 3년 안에 북해 최고수가 될 거라나 뭐라나… 허허. 아마 자네에게 자극받은 거겠지.” “소영이는 대단한 고수가 될 거예요. 특히 경신, 보법에 있어서는 재능이 뛰어나잖아요. 그를 잘 살려서 북해의 무공을 버무린다면, 무시무시한 고수가 되지 않을까요?” “흐흐. 그럼 그때는 자네가 우리 소영이를 책임져야 하네. 알겠는가?” “네?!” “세상에 그런 무시무시한 빙결 무공의 고수를 마누라 삼으려 할 사내놈이 있겠는가? 그런 담대함을 가진 이는 자네 뿐이야. 껄껄껄!” 왕방태의 말에 소어는 어이가 없어 헛웃음을 튀어나왔지만, 오늘 같은 날 괜한 입씨름은 피하고 싶었기에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그때,
“아버지. 먼저 나서세요. 저는 소어랑 잠깐 EOS파워볼 이야기 좀 하다가 따라갈 테니까.” 무슨 연유인지 왕소영이 먼저 부친에게 축객령을 내린다.

궁주, 왕방태는 뭐가 그리 신이 나는지 연신 싱글벙글 웃음꽃을 피우더니 흔쾌히 승낙하고 군사들을 이끌었다.
“자! 모두, 돌아가자. 우리의 북해로!” “북해로!” “북해로!” 장황한 외침과 함께 사라지는 북해의 인물들을 보고서야 왕소영이 입을 열었다.
“야, 진소어.” “응?” “나한테 뭐 할 말 없어?” “무슨 말?” “후! 진짜 없어?” 생뚱맞은 왕소영의 물음에 소어가 고갤 갸우뚱거렸다.
이미 작별 인사는 충분히 건넸고.
영영 안 볼 사이도 아닌데.
대체 무슨 할 말이 있다고….
“3년 뒤, 북해 최강의 고수가 되어서 날 이겨 봐. 비무는 파워볼사이트 언제든지 받아줄 테니까.” “그건 됐고.” ‘이거 아닌가?’ 당최 소어는 알 수가 없었다.
왕소영은 그런 소어를 보며 갑갑증을 느낀 탓인지, 이맛살을 찌푸렸다.
그러고는, “일루 드루와.” 평소 소어가 자주 하는 말을 흉내 내며 두 팔을 쩍! 하고 벌리는 게 아닌가?
“……너 뭐냐?” “빨리 드루와, 이것아!” “설마… 나한테 안기라는 거야, 지금?” “마지막 경고다. 지금 안 안기면 두 번 다시 못 안겨.” 뭔…….
아무래도 이 부녀는 독특하다 못해, 살짝 미쳐 있는 거 같다니까.

아버지는 걸핏하면 사위 돼라, 종용하질 않나, 딸내미는 백주에 자신한테 안겨 보라고?
한데.
한데 희한하게 거절하기 싫단 말이지. 거 ‘나도 미친놈이지. 참!’ 소어의 입에서 픽! 하고 웃음이 튀어나왔다.
분명 또라이나 할 법한 짓인데.
이상하게 안기고 싶은 야릇하고 복잡하며 희한한 감정의 동요는 뭘까.
결국 소어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보는 이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서, 슥-
왕소영의 품에 안겨버리는 용단을 내리고 말았다.
“좋냐?” “냄새는 좋네.” “변태…. 냄새는 왜 맡는데?” “어이없네? 지가 안겨 보라더니, 날 변태 취급해?” “그래, 그래. 냄새든 뭐든 기억해. 지금 이 순간을.” “너 갑자기 왜 그래? 어디 아프냐? 진짜 토 쏠리니까 그만해라?” 소어가 입을 넙치마냥 쩍 벌리며 너스레를 떠는 순간.
쪽-
‘?’
일순, 소어는 심장이 멎을 듯한 충격에 휩싸이고 말았다.

왕소영이 자신의 뺨에 입술을 슬쩍 들이 밀어버린 탓이다.
쿵쿵……! 쿵쿵쿵……!
심장이 미칠 듯이 두방망이질 쳤다.
이런 강한 자극은 큰돈 생길 때를 제외하면 경험하지 못한 충격인데.
설상가상, 머리에선 땀까지 줄줄 흘러내리고, 얼굴은 금시라도 달아오른 쇳덩이처럼 붉게.
그리고 뜨겁게 끓는다.
“너… 뭐 하는 짓?” “선물이다.” “선물? 이게 선물?” “왜? 싫어?” “진짜 까불고 있네, 하…” “약속 꼭 지켜.” “무슨 약속?” “3년 뒤에 금강석 달린 반지를 선물하겠다는 약속.” “아… 그건 알겠는데…” “그럼 됐다.” 탁!
왕소영은 소어의 어깨를 툭, 치며 씩 웃음을 머금었다.
‘아니, 어떻게 된 여자가 백주에 이런 짓을 서슴지 않게 하는 거야? 얘도 진짜 감당 안 되네?’ 소어는 아직 얼떨떨했다.
하나 왕소영은 그런 소어를 뒤로한 채, 저벅저벅 발길을 내디디며 손을 흔드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미친… 저 패기는 어디서 나오는 거야?’ 예뻐서 그렇겠지.
경국지색 소리 듣는 왕소영이니, 저런 자신감이 나오는 것도 인지상정이긴 한데.

저건 좀 너무 거친 거 아니야?
무엇보다.
‘여자랑 뽀뽀한 적 한 번도 없는데… 아… 내 인생 최초의 뽀뽀를… 뭔…’ 그만 소어는 울상이 되고 말았다.
그때.
길을 걷던 왕소영이 대뜸 몸을 돌리더니 외쳤다.
“야! 너 처음이지?” “뭐… 뭐? 처음 아니거든? 뭐래냐, 진짜?” “바보.” 동시에, 왕소영의 신형이 먼저 출발한 북해의 행렬 속으로 쏜살같이 사라져갔다.
‘지도 처음이면서. 으딜 까불어? 어휴!’ ***
며칠 후….
본청에서의 일을 마무리한 소어는 모용화, 모용수. 더불어 위지찬, 묘선과 함께 사천, 대악산 삼륜봉 장원을 찾았다.
바로, 자신의 고향이자 투신, 모용천. 그리고 천마, 위지운의 영혼이 잠든 곳이다.
이들이 대악산에 오른 까닭은 각자 조부의 성묘를 위해서였다.

“할아버지. 그리고, 천마 할아버지. 무사히 혈교의 잔당들을 토벌했습니다. 다 할아버지들 덕분이에요. 부디 선계에서 언제까지나 후손들을 굽어살펴 주세요.” 모용천과 위지운의 묘를 향해 큰절을 올린 후.
소어가 허공에 대고 나직이 속삭이듯 말했다.
그러자 저마다 한 마디씩 내뱉기 시작한다.
“조부님. 더 강한 사람이 되겠습니다.” 굳은 결의가 느껴지는 위지찬의 말.
“할아버지. 우리 소어 사형. 앞으로 사고 좀 못 치게 막아주세요!” 할아버지의 품이 너무나도 그리운 모용화의 말.
‘우리 생불 할아버지. 그립고 보고 싶어요. 사랑해요….’ 또한, 속으로만 조용히 읊조리는 묘선의 마음까지.
하늘에서 두 노인도 이들의 염원을 기꺼운 마음으로 듣고 있을 터였다.

“이제 다들 흩어지자고. 묘선이는 진급했으니까 이제 중앙 분타의 분타주가 되겠네? 축하해!” “고마워, 소어야. 그러는 넌 정말 무림맹 간부로 일할 생각 없는 거야? 너만 원하면 지도부 측에선 최고 위원으로 등용할 생각이던데.” “에이! 난 관심 없다. 본가 일만 해도 바쁜데.” “역시 명예보다 돈이다?” “우리 묘선이 이제 척이면 착! 하고 알아듣네? 하하하!” 묘선과 인사를 마친 소어가 이번에는 위지찬에게 악수를 건넸다.
“찬이 형. 다음번엔, 더 수련해서 보자구요. 물론 나한텐 안 되겠지만.” “하하하! 그래. 알겠다, 알겠어. 열심히 수련해서 언젠가는 도전하마.” 위지찬과의 말을 끝으로 소어가 모용화와 모용수의 어깨에 팔을 턱하고 걸쳤다.
“자! 사매, 사제. 이제 우리도 집으로 가자.” “응.” “가문의 어른들이 보고 싶습니다. 하루빨리 도착해서 백련교의 토벌을 알리고 싶습니다, 대사형.” “그럼 모처럼 달릴까?” “응?!” “네?!” “지금부터 지옥 교관의 체력 단련이 있겠습니다. 제군들은 요령까지 죽을힘을 다해, 전속력으로 돌진. 열외는 없습니다. 참고로 처지는 인원은 알아서 하십쇼. 그냥 지옥의 불구덩이에 산채로, 던져 버릴 테니까.” 말이 끝나기 무섭게 쾅! 하는 폭발음과 함께 소어의 쾌경보가 펼쳐졌다.
“어휴! 저 인간. 또 저 지랄이네.” 모용화는 아예 질려버린 모양인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는데.
“누님… 죄송합니다!” 콰콰쾅!
한술 더 떠, 모용수마저 굉음을 터뜨리며 쾌경보로 소어의 뒤를 쫓는 게 아닌가.
‘또라이가 둘이네, 둘이야. 아! 우리 가문 어쩌냐? 할아버지. 부디 굽어살피소서!!’ 그러면서도 모용화는 모용수를 따라잡기 위해 죽을힘을 다해 경공을 펼쳤다.
일단.
지옥 교관이 내뱉은 이상.
아마 처지면 진심 x될 공산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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