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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화 섭정왕이 오다
눈이 워낙 많이 내렸기 때문에 나돌아 다니는 사람도 많지 않았다.
몇몇 사람들은 ‘악귀의 군대’가 달려가는 모습을 보고 식겁했다.
“장군, 목부의 마차가 앞에 있습니다.” 진천화의 부하가 소리쳤다.
“빨리 쫓아라! 오늘 저 마차를 잡지 못하면 돌아가서 벌을 받아야 할 것이다.” 진천화는 이를 악물었다.
‘교활한 자식 같으니! 평범한 마차로 빨리도 달리는군. 마차가 망가져도 상관없다는 건가?’ 마차가 망가지는 건 괜찮지만 그 안에 있을 영흥후가 다치기라도 하면 그땐 진천화의 좋은 날도 다 가는 것이었다.
문득 그 생각이 들자 진천화는 하얀 눈이 눈에 들어오는 것도 무시한 채 엄청난 기세로 목부의 마차를 쫓아갔다.
눈을 깜박이다가 마차를 놓치면 큰일이라고 여기는 듯했다.

“장군, 마차가 더 속도를 내는 것 같습니다.” 부하가 미간을 찌푸렸다.
“우리도 더 속도를 낸다! 행군할 때 속도로 달려!” 진천화는 크게 소리쳤다.
시위들은 금세 속도를 높여 목부의 마차와 거리가 좁아졌다. 오픈홀덤
목수기의 호위무사들은 말을 달리면서 수시로 뒤를 돌아보았다.
진천화와의 거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두 무리의 간격은 10여 장도 채 되지 않았다.
제일 앞에서 달려가던 진천화가 고함을 질러 댔다.

“목 대인, 마차를 세우시오. 당장 마차를 세우지 않으면 나중에 막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오!” 한 호위무사가 진천화의 살벌한 경고를 듣고 목수기의 호위대장에게 다가가 말했다.
“지금 마차를 세울까요? 어쨌든 도련님은 이제 마차에 안 계시잖습니까?” 호위대장은 부하를 매섭게 째려보았다.
“닥쳐! 우리가 지금 멈추면 도련님이 계획하신 게 수포로 돌아가게 된단 말이다. 헛소리 집어치우고 나를 따라와. 우리는 속도를 더 내야 해. 저들이 우리를 따라잡을 때까지 최대한 멀리 가야 해.” 호위대장은 마차를 끄는 말들에게 채찍을 휘둘렀다.
호위대장의 행동을 보고 깜짝 놀란 마부는 말들이 더 빨리 달리게 하려고 애썼다.
진천화는 자기 말을 못 들은 것처럼 더 빨리 달려가는 목수기의 마차를 지켜보았다.
그는 울화가 치밀어 혼잣말했다.
“목 어사, 간이 배 밖으로 나온 것이오? 감히 섭정왕의 명을 어길 작정이오?” 진천화는 옆에 있는 부하에게 소리쳤다.
“더 빨리 쫓아라! 최대한 빨리 저 마차를 따라잡으란 말이다! 마차를 세이프게임 막고 멈추게 해!” “네, 장군!”
부하들이 일제히 대답했다.

진천화는 목수기의 마차에 모든 신경을 집중했다. 그 탓에 목수기의 대열에서 말 한 필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목수기의 호위무사들이 노력은 했지만 눈이 많이 내리는 상황이라 상대적으로 느린 마차는 말한테 따라잡힐 수밖에 없었다.
잠시 후, 목수기의 마차는 진천화의 추격대에 따라잡혔다.
진천화는 두 시위를 데리고 마차 앞을 가로막았다. 시위 한 명이 마차에 뛰어올라 마부를 밀어내고 고삐를 빼앗았다. 그 시위는 고삐를 힘껏 잡아당겨 마차를 세웠다.
마부가 민첩하지 못했다면 진천화의 부하한테 떠밀려 마차에서 떨어졌을 것이다.
마차가 멈추자 나머지 목수기의 호위무사들은 진천화가 굳이 저지하지 않았음에도 말을 세웠다.
목수기의 마차와 호위무사들은 진천화와 시위들한테 완벽히 포위되었다.
진천화는 말을 탄 채 목수기의 호위무사들에게 다가가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왜 이제는 도망치지 않는 거지?” 그때 진천화의 시위가 목수기의 호위대장을 말에서 강제로 끌어 내렸다.

머리가 산발이 된 호위대장은 고개를 숙이고 입술을 깨물었다.
그는 진천화가 무슨 말을 하든 입을 꾹 다물었다. 세이프파워볼
진천화는 호위대장이 고집을 피우자 부하에게 수색하라는 손짓을 했다.
진천화는 하얀색 준마에서 뛰어내린 다음 옷자락을 털어 채찍을 들고 마차로 걸어갔다.
진천화가 돌연 차갑게 웃었다.
“기왕 우리가 마차를 따라잡았으니 목 대인께서는 너무 내외하지 마시고 마차에서 내리시지요.” 진천화는 자기가 기세등등하게 나가면 목수기가 노기충천하여 마차에서 뛰쳐나올 거라고 예상했다.
그러고 나서 싸늘하게 째려보다가 어쩔 수 없이 마차에 누워 있는 심균당을 순순히 내놓겠지…….
하지만 바다에 돌을 던진 것처럼 마차에서는 아무 대답도 들려오지 않았다.
진천화는 미간을 찌푸리며 험상궂은 표정을 지었다.

“목 대인, 권하는 술을 마다하고 벌주를 마실 작정이오?” 진천화가 협박을 했는데도 마차에서는 여전히 반응이 없었다. 시위들이 제압한 목수기의 호위무사들도 모두 고개를 푹 숙인 채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
진천화는 눈과 귀가 밝았다. 마차 안에서 거친 숨소리가 들렸다.
이렇게 되자 진천화는 불길한 예감에 휩싸였다. 파워볼사이트
마차 가까이 다가간 진천화는 급히 두꺼운 마차 휘장을 걷어 올렸다.
마차에는 잔뜩 움츠린 호위무사 차림의 남자가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목수기가 아니었다!
진천화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도저히 믿기지 않는 광경이었다.

진천화는 황궁을 나오자마자 제일 빠른 척후병을 보내 목수기의 마차를 찾게 했다.
목수기의 마차를 찾은 후에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쫓아왔다. 그러고 나서는 한 번도 진천화의 눈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척후병은 목수기가 심균당과 함께 마차에 타고 있다고 했다. 파워볼게임사이트
‘그런데 어떻게 내가 놓칠 수 있지? 목수기가 마법을 부려 멀쩡한 사람을 사라지게 할 수 있는 것일까? 그럴 리가 없어!’ 화가 치민 진천화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진천화는 마차 안으로 들어가 호위무사를 쫓아낸 다음 철저히 수색했다. 마차 안은 곧 아수라장이 되었고 얇은 벽장을 포함해 물건이 남아나질 않았다. 하지만 심균당을 찾을 만한 단서는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진천화는 넋이 나간 듯 마차에서 뛰어내렸다. 머릿속에는 자신의 죽음을 알리는 애도의 종이 계속 울려 댔다.
섭정왕이 이 사실을 알면 진천화는 죽은 목숨이나 진배없었다.
진천화는 시위들한테 붙잡힌 목수기의 호위대장을 매섭게 째려보았다.
“어서 말해! 목수기가 심균당을 데리고 언제 마차를 떠났지?” 진천화가 윽박지르는 가운데 소란스러운 현장 가까운 곳에서 말발굽 소리가 들렸다.
옆에 있던 시위가 울상을 지으며 보고했다.

“장군, 전하께서 납시셨습니다.” 진천화는 답답한 나머지 기가 막혔다. 그는 자기 제삿날이 머지않았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진천화는 목수기의 호위대장을 제쳐 두고 섭정왕이 달려오는 방향으로 달려갔다.
몇몇 시위들도 진천화를 따랐다. 그들도 진천화처럼 하나같이 울상을 지었다.
섭정왕의 말이 마차 근처에서 멈췄다.파워볼실시간
섭정왕이 물어보기도 전에 진천화가 무릎을 꿇었다.
“전하, 소신을 벌하여 주십시오.” 말 위에 앉은 섭정왕은 무표정하게 말했다.
“놓친 것이냐?”

진천화는 우물쭈물하다가 어쩔 수 없이 대답했다.
“네, 전하.”
섭정왕은 말에서 뛰어내렸다. 그는 싸늘한 눈빛으로 진천화를 훑어본 다음 마차로 걸어갔다.
섭정왕은 마차 휘장을 걷어 안을 보았다.
섭정왕은 마차를 샅샅이 수색한 후 얇은 이불의 온도를 확인했다.
마부가 앉은 자리까지 조사한 섭정왕은 목수기의 호위대장에게 걸어갔다.
섭정왕은 그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실시간파워볼
섭정왕의 눈빛은 펄펄 끓는 용암 같았다.
따가운 눈빛을 받은 호위대장은 온몸이 바늘로 찌르는 것처럼 아팠다.

잠시 후에는 자기도 모르게 온몸이 바들바들 떨렸다.
섭정왕의 눈빛은 진천화의 협박과는 완전히 급이 달랐다.
호위대장은 섭정왕한테 굴복해 모든 사실을 숨김없이 털어놓아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목수기가 사람을 데리고 어디로 갔지?” 섭정왕은 평탄한 어조로 물었지만 무형의 압박이 호위대장에서 그대로 전해졌다.
호위대장은 진상을 말하고 싶은 욕구를 간신히 억누르고 몇 마디를 어렵게 입술 사이로 내뱉었다.
“소, 소인은 모릅니다.”
섭정왕은 호위대장을 응시했다.
호위대장은 섭정왕이 자신을 다시 핍박할 거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섭정왕은 더 이상 그를 거들떠보지 않았다.
섭정왕은 데려온 부하들을 힐끗 쳐다보며 명령했다.
“마차에 단서가 있을 것이다. 어서 찾아라!” 무리 중에서 평범하게 생기고 비쩍 마른 남자가 걸어 나왔다.
그 젊은 남자는 마차에 들어갔다가 금방 다시 나왔다. 그러고 나서는 말을 타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섭정왕은 목부의 사람들을 쓱 훑어본 다음 진천화에게 말했다.
“모두 왕부로 끌고 가라.”

섭정왕은 시위한테서 말고삐를 넘겨받은 다음 말에 올라탔다. 그는 시위대를 데리고 떠났다.
섭정왕이 떠난 후 돌연 어두운 곳에서 진축이 나타났다. 진축은 진천화의 어깨를 툭툭 치며 피식 웃었다.
“이들을 잘 데려가도록 해. 전하가 네게 주는 마지막 기회니까.” 진천화는 장검으로 진축을 두 동강 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진천화가 화를 내며 말했다.
“닥쳐! 득의양양해하지 마라. 네놈이 다음에 실수하면 나보다 더 비참한 꼴을 당할 테니까!” 분기탱천한 목소리에 진축은 또다시 웃음을 터뜨렸다.
진축은 경공을 펼쳐 담벼락을 두세 번 넘더니 이내 진천화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울화가 치민 진천화는 화풀이라도 하듯 퉤퉤 소리까지 내며 침을 몇 번 뱉었다.


목수기는 심균당을 꼭 끌어안고 골목 깊은 곳에 숨어 있었다.
찬바람이 쌩쌩 하는 소리까지 내며 불어왔지만 목수기는 추위를 전혀 느끼지 못했다.

언제부터인가 목수기의 얼굴과 목은 새빨개졌고 심장도 통제를 벗어나 빠르게 뛰었다.
자제력이 남다르지 않았다면 외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신경 쓸 여유도 없었을 것이다.
잠시 후, 진천화가 부하들을 이끌고 골목을 지나갔다. 마차가 간 방향으로 뒤쫓아 가고 있었다.
목수기는 한참 동안 기다린 다음 좁은 골목길을 빠져나와 마차가 간 반대방향으로 달렸다.
목수기는 연경성에서 태어난 덕에 연경성 지리를 잘 알았다.
그는 원래 가려던 길로 가지 않고 멀찌감치 돌아 융창가의 별장으로 향했다.
융창가는 연경성에서도 여러 사람이 뒤죽박죽 섞인 곳으로 유명했다.
서성(西城)에 속한 융창가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품계가 낮은 관리, 떠돌이 상인, 가죽과 고기를 파는 백정, 이재민 등등.
융창가의 거리에는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고 길이 꼬불꼬불했다. 사람도 무척 많은 곳이라 처음 오는 사람은 자칫하면 길을 잃기 쉬웠다.
그중 목수기의 별장은 융창가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었다.
그곳은 융창가에서 가장 번화한 곳으로 좁은 골목을 여러 번 돌아야 했다. 목부의 사람이 아니면 찾기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목수기는 자주 왔었기 때문에 길을 잘 알았다.
목수기는 심균당과 함께 말을 타고 융창가로 들어섰다.
깊은 골목길을 굽이굽이 돌아 마침내 별장 후문에 도착했다.
목수기는 문을 세 번 두드렸다.
잠시 후, 한 노인이 문을 열었다.
목수기는 말고삐를 노인한테 넘기며 지시했다.
“진백(陳伯), 흔적을 처리해 주게.” 노인은 고개를 끄덕인 다음 심균당을 안고 있는 목수기를 별장으로 들였다.
별장에는 의원과 어멈이 대기하고 있었다.

목수기는 심균당을 후원 안채에 눕힌 다음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어멈을 들어오게 했다.
목수기는 작은 목소리로 어멈에게 지시했다.
“어멈, 안에 있는 아씨에게 옷을 갈아입혀 주게.” 어멈은 고개를 끄덕인 다음 안으로 들어갔다.
목수기는 내실과 외실을 나누는 병풍을 빤히 쳐다보았다. 마음을 놓을 수 없었던 그는 쉽게 발걸음을 뗄 수가 없었다.
외실로 나간 목수기는 오랫동안 기다린 의원을 만났다.
어멈이 옷을 다 갈아입혔다고 전하자 목수기는 의원을 데리고 후원 안채로 들어갔다.

그때 여러 겹으로 된 침상 휘장은 이미 내려져 있었다. 어멈은 심균당의 한 손을 휘장 밖으로 빼놓았다.
어멈은 친절하게도 하얀 손목에 얇은 비단 손수건을 올려놓았다.
목수기는 근심 어린 표정을 지으며 의원에게 심균당을 살펴보라고 손짓했다.
늙은 의원은 고개를 끄덕인 다음 얼굴이 보이지 않는 환자를 진맥했다.
시간이 흐르고, 늙은 의원은 미간을 찌푸리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목수기는 초조하게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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